
자동차 사진을 보다가 디자인 때문에 멈춰 보게 되는 차가 있습니다. 초록색 차체에 가로로 이어지는 빛, 유리 너머로 보이는 붉은 시트까지. 피아트 멀티플레이는 익숙한 SUV와 다른 분위기라 어떤 차인지 궁금해집니다. 강해 보이기보다 재미있어 보이는 자동차라고 할까요.
2026년 10월 파리 모터쇼를 앞둔 스텔란티스 행사에서 공개된 콘셉트카입니다. 이름이 비슷한 옛 멀티플라의 공간 활용을 이어받았지만, 정식 명칭은 멀티플레이입니다. 판매를 시작한 신차가 아니며, 피아트도 특정 양산 모델을 미리 보여주는 차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수박에서 가져온 초록과 빨강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색입니다. 바깥은 초록색인데 안쪽은 빨강과 분홍을 사용했습니다. 피아트가 밝힌 영감은 수박입니다. 껍질과 속살의 대비를 자동차에 옮겼다고 생각하면 조금 낯설었던 조합도 이해가 됩니다. 차 안팎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한 셈입니다.
앞쪽의 가로 조명은 작은 빛 조각이 모인 화면처럼 보입니다. 중앙의 FIAT 글자도 그 안에 녹아들고, 아래쪽에는 둥근 형태의 조명이 자리합니다. 윗부분은 디지털 기기 같고 아랫부분은 부드러워 보여서, 미래적인데 차갑지는 않은 얼굴입니다.
검은 휠 주변과 밝은 지붕은 초록색 덩어리를 나눠줍니다. 한 가지 색을 넓게 칠했지만 단조롭지 않은 이유입니다. 세부 장식을 많이 붙이지 않아도 색과 면의 차이만으로 개성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4.45m 차체의 다른 쓰임새

옆에서는 지붕과 유리창의 큰 면적이 먼저 보입니다. 앞뒤를 날카롭게 깎기보다 사람과 짐이 들어갈 상자를 부드럽게 다듬은 인상입니다. 길이는 4.45m로, 피아트는 여기에 MPV의 공간과 SUV의 분위기, 픽업의 활용을 함께 담았습니다.
낮고 긴 보닛을 강조하는 차와 달리 실내가 차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보입니다. 디자인의 주인공이 엔진룸보다 사람이 앉는 공간에 있다는 느낌입니다. 길이를 계속 늘리지 않고 차 안의 역할을 바꾸려는 생각이 외관에서도 드러납니다.
항목
공개된 콘셉트 내용
이름
FIAT Multiplay
공개
2026년 10월 파리 모터쇼 전야 행사
전장
4.45m
구성
가족용 공간과 픽업 구조 전환
성격
미래 공간 활용을 연구하는 콘셉트
뒷부분이 움직이는 가족용 자동차

멀티플레이가 단순히 독특한 SUV에서 끝나지 않는 이유는 뒤쪽 구조입니다. C필러 주변의 모듈을 앞뒤로 움직여 닫힌 실내를 개방형 적재함으로 바꾸는 구상입니다. 평소에는 가족이 타고, 다른 날에는 자전거나 야외 장비를 싣는 차를 상상한 것이죠.
픽업 구성에서는 네 좌석과 열린 짐칸을 조합합니다. 큰 물건을 싣기 위해 매번 더 큰 자동차를 고르는 대신, 같은 차의 공간을 다르게 쓰려는 방식입니다. 트렁크 안에 들어가지 않는 물건 때문에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발상 자체는 쉽게 와닿습니다.
뒤쪽 스포일러를 회전시켜 자전거 거치대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도 들어갔습니다. 한 부품이 외관과 적재 기능을 함께 맡습니다. 다만 이런 변화가 실제 양산차에서도 같은 조작으로 가능할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지금은 피아트가 제안하는 구조와 활용을 보는 단계입니다.
자동차 안으로 들어온 거실 색감

실내는 밖에서 기대한 만큼 과감합니다. 붉은 좌석과 분홍빛 바닥에 청록색 요소를 섞었고, 대시보드도 가로로 길게 이어집니다. 검정색을 기본으로 장식을 더하는 익숙한 실내와 다르게, 처음부터 색이 공간을 나눕니다. 작은 가구가 놓인 방을 보는 기분도 듭니다.

스티어링 휠과 표면의 반복 무늬에도 같은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외관의 픽셀 같은 조명과 실내 소재가 서로 동떨어져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이런 연결감입니다. 앞모습만 튀는 차가 아니라 문을 열었을 때도 같은 성격이 남습니다.
기술을 보여주는 방식도 흥미롭습니다. 화면은 대시보드에 통합하고, 전원을 끄면 눈에 덜 띄도록 구성했습니다. 모든 면을 디스플레이로 채우기보다 사람과 물건이 차지하는 공간을 남기려는 디자인입니다.
좌석도 한 가지 역할에 머물지 않는 구성

가족용 구성은 여섯 좌석에 유연하게 쓰는 추가 모듈을 더한 ‘6+1’로 소개됐습니다. 이 숫자를 일반적인 성인 7인승과 똑같이 읽으면 곤란합니다. 추가 요소인 ‘펫센저 시트’는 아동용 시트 연결, 반려동물 공간, 작은 테이블이나 수납함 같은 여러 활용을 탐색합니다.
차량을 가족 생활에 맞춘다고 할 때 사람 수만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무엇을 싣고 누구와 움직이는지를 생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멀티플레이는 두 번째 쪽에 가깝습니다. 반려동물과 외출하는 날, 아이와 이동하는 날에 차 안의 역할이 달라지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디자인 아이디어
담고 있는 쓰임새
이동하는 뒤쪽 모듈
가족용 실내와 열린 짐칸 전환
펫센저 시트
상황에 따라 바꾸는 보조 공간
선시트
주차 후 쉬는 라운지형 좌석
안팎의 대비되는 색상
생활 공간처럼 밝은 분위기
여기서 전환 기능은 콘셉트 제안이라는 점을 다시 구분해야 합니다. 주행 중 좌석 방향을 바꿔 사용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며, 반려동물과 아동의 안전한 탑승 방식까지 이 사진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디자인의 가능성과 실제 운행 조건은 다릅니다.
피아트 멀티플레이 디자인 결론

앞좌석을 라운지처럼 바꾸는 ‘선시트’는 주차했을 때 쉬기 위한 아이디어입니다. 파노라마 지붕 아래에서 주변을 바라보거나 책을 읽는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뿐 아니라 도착한 뒤 차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디자인에 포함했습니다.
멀티플레이는 최고출력이나 가격표보다 사진 속 장면이 먼저 말을 거는 차입니다. 아직 판매 일정이나 국내 도입을 기대할 단계는 아니지만, 가족용 자동차가 꼭 무난한 색과 정해진 좌석 배치에 머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줍니다. 디자인이 예뻐서 관심을 갖게 됐다가 공간을 바꾸는 방식까지 보게 되는, 콘셉트카다운 즐거움이 있는 모델입니다.

